통계적 재고 관리 (Statistical Inventory Control)


통계적 재고 관리 (Statistical Inventory Control)



    '미래'가 '과거나 현재'와 다른 점은 무엇일까요? 어떤 일이 생길지 알 수 없다는 것이지요. 성공적인 재고 관리란 '고객에 대한 서비스 제고'와 '재고 유지 비용 감축'의 2가지 목적(상충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입니다. 통계적 재고 관리란 미래에 일어날 재고 트랙잭션이 불확실하거나 다른 재고 관리 방법의 사용이 곤란하거나 불 필요한 경우에 이용되는 방법입니다. 통계적 재고 관리 방법의 종류를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본 절은 DRP 시스템이 사용되기 전에 널리 사용되던 Reorder Point 시스템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Reorder Point 시스템만을 설명하는 것 보다는 통계적 재고 관리에 대한 이해를 넓히실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재고 관리는 아마도 물건을 사고 파는 일이 시작되면서부터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단지, 옛날에는 사고의 폭이 좁았고, 은행과 같은 기관이 부족해서(물론 고리대금업자는 그 당시에도 있었겠지만, 고리대금업자가 남의 돈을 빌려다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일이 없거든요.) '재고는 낭비'라는 개념이 약했겠지요. 앞서 설명했듯이 재고를 많이 유지하면,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높아지지만, 재고 유지 비용이 높아지게 되고, 재고를 조금 유지하면,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낮아지고, 재고 유지 비용은 낮아지게 됩니다. 결국, 좋은 재고 관리 방법이라는 것은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높게 하면서도, '재고 유지 비용'을 낮추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두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만일 우리가 미래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다면, 불필요한 재고를 줄이면서도 고객의 요구를 100% 만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예컨데 MRP와 같은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미래의 수요를 파악할 수 있지요. 결국, 재고를 낮추면서도 재고 고갈을 막을 수 있지요. 그러나, 미래 예측에 기울이는 노력(데이터 수집, 계산 등)이 더 큰 비용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구 회사에서 사용하는 일반 못, 경칩 등을 MRP로 관리한다는 것은 노력에 비하여 그 효과가 적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래서, 기업체에서는 ABC 관리(Activity-Based Costing이 아닙니다.), Slow Moving Alaysis 등을 통해서 Item 의 중요도에 따라 재고 관리 방법을 달리 하고 있습니다. 이 중 통계적 재고 관리 방법에 의존하는 제품(부품)들은 상대적으로 중요도가 떨어지는 것들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통계적 재고 관리라 하여 반드시 구매되는 부품(Purchased Item)을 대상으로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해당 기업체에서 제조하는 부품(Manufactured Item)에 대해서도 통계적 재고 관리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 절의 서두에서는 '미래'와 '과거, 현재'와는 어떤 차이가 있는지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했었습니다. 미래에 어떤 것들이 불확실할까요? 
    • 수요 : 정확한 예측 시스템이 없다면, 향후 수요는 어떨지 불확실합니다. 즉, 언제 얼마만큼의 수요가 발생할지 파악하기 곤란하지요.
    • 리드타임 : 여기에서의 리드 타임은 구매 또는 생산의 리드타임입니다. 구매 발주를 내더라도, 공급업체의 사정 또는 운송 과정에서 예상된 시간보다 늦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생산 발주라 하더라도 공장에 이미 할당되어 있는 부하량이나 기계의 고장 등의 예기치 못한 일들로 생산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산업공학에서 다루었던 재고관리 분야에서는 여러 가지 요소들을 고려하여, 결정적 모형( deterministic model)과 확률적 모형(probabilistic model)를 세우고, 각 모형의 해법을 개발하여 왔습니다. 그러나, 모형을 만들고 해를 구하는 것 만큼이나 필요한 데이터를 구하는 것은 더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서인지 많은 MRP/ERP 팩키지에서는 극히 일부분의 연구 결과(현장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만을 모형화하여 제공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MRP/ERP 팩키지에서 널리 제공하고 있는 통계적 재고 관리 방법에는 FOQ(Fixed Order Quantity), EOQ(Economic Order Quantity), POQ(Periodic Order Quantity), Reorder Point 등의 방법 등이 있습니다. 이상의 재고 관리 방법을 하나씩 알아보도록 하지요. (DRP 사용 이전에는 Reorder Point 방법을 많이 사용했다고 설명드렸으니, 먼저 Reorder Point 방법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Reorder Point(재주문시점) 

      Reorder Point(재주문시점) 방법은 말 그대로 '재주문시점'을 사용하는 정책이라는 뜻입니다. 다음의 그림을 보시도록 하시지요. 

       
      Reorder Point


      위의 그림을 보시면, y축은 재고량을 가리키고, x축은 시간을 가리킵니다. 현재 시점도 표시가 되어 있지요? 현재 시점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미래가 됩니다만, 점차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고 가정하지요. 수요에 의해 현재의 재고는 점차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언젠가는 재주문점이라는 곳까지 재고가 떨어지겠지요. 재주문점까지 재고가 떨어지면, 발주를 내는 것이 바로 'Reorder Point' 시스템입니다. 파란색이 칠해진 만큼 발주(1)를 냈다고 가정하지요. 또 시간이 지나갑니다. 언젠가는 발주량 만큼의 재고가 보충(2)되겠지요? (1)과 (2) 시점사이에도 수요는 발생할테니 재고는 떨어지게 될 것입니다. 이런 방법으로 재고를 관리하는 방법을 Reorder Point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Reorder Point 시스템에 대한 이해는 하셨겠지만, 2가지 의문이 생기셨을 것 같네요. 하나는 Reorder Point는 어떻게 정할 것인가? 그리고, 주문량은 어떻게 정할 것인가? 각각의 의문점을 하나씩 해결해나가도록 하지요. 

      • 재주문점은 어떻게 정할까?
          재주문점은 일반적으로 안전재고와 구매(생산) 리드타임 동안의 평균수요를 더한 양만큼으로 합니다. 발주후 재고 보충까지는 일반적으로 시간이 걸리므로, 이기간 동안 발생할 수요만큼은 최소한 재고로 가지고 있어야 재고고갈이 없겠지요? 그러나, 평균수요라는 표현속에는 실제로 수요가 더 많을 수도 적을 수도 있다는 의미가 들어있습니다. 평균수요보다 실제수요가 더 많다면 재고고갈이 일어나겠지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추가로 더 재고를 가져야겠지요? 이 만큼의 양이 바로 안전재고입니다. ( 산업공학에서는 수요 형태를 잘 알려진 확률적 분포로 근사화시킨 후에, 재고 고갈에 따른 손해와 재고 유지에 따른 손해를 비교해서 안전재고량을 구합니다. 물론, 평균 재고도 수요 형태를 분석한 후에 계산하고 있지요. 물론 데이터가 없거나 엉망인 기업체에서는 아무리 좋은 도구가 있어도 이런 분석을 해 볼 수가 없지요. 통계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에 관해서는 훗날로 설명을 다시 미루도록 하지요. 근처 서점에 가셔서 생산관리 책을 구입해 보시거나, 근처에 있는 산업공학 전공자를 찾아보시면 조금 더 자세히 설명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
      • 주문량은 어떻게 정할까?
      주문량은 어떻게 정할까요? 안전재고를 결정하는 것 만큼이나 주문량을 결정하는 방법도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구매 부품의 경우에는 '구매량에 따른 가격할인의 정도', '기본 구매 단위', '운송 비용', '발주 비용', '재고 유지 비용', '구매 리드 타임' 등을 고려하여 결정할 수 있겠고, 제조 부품의 경우에는 '셋업 비용', '기본 제조 단위', '재고 유지 비용', '제조 리드 타임' 등을 고려하여 결정할 수도 있겠습니다. 사실 이러한 변수들을 잘 모형화해서 주문량을 결정하는 것 자체가 현장 관리자가 보기에는 복잡하기 한이 없기 때문에, 대개는 미리 계산된 주문량(EOQ, FOQ) 만큼을 주문합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시면 재고량(y축) 위에 점선이 그어져 있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는데, 이 만큼까지를 주문한다고 하면 Replenishment To Maximum Inventory 라고 합니다.


     EOQ(Economic Order Quantity) : 경제적 주문량

      EOQ는 생산관리 책이나 재고 관리에 관한 책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재고 관리 정책중의 하나입니다. 무엇보다도 '주문비용', '재고유지비용' 간의 관계를 이용해서 가장 합리적인 주문량을 결정하는 예제로 보여주기 쉽기 때문이지요. 가장 간단한 형태의 EOQ모형은 위의 그림과 같습니다. 소위 톱니바퀴형 모형이라는 표현도 많이 사용합니다. 밑의 그림을 참조하도록 하겠습니다. 

       
      EOQ(Economic Order Quantity)



      위의 그림을 보시면, 수요는 일정한 비율로 꾸준히 발생하고 (기울기가 같지요?) 있고, 주문은 재고가 바닥날때 했음에도 리드타임없이 바로 재고가 보충되는 모형을 보실 수 있습니다. 그림에는 2개의 식이 있는데요, 위의 식이 연간 비용(재고 주문 및 재고 유지)을 계산하는 식이며, 아래의 식이 위의 식으로부터 경제적 주문량을 얻은 결과입니다. 연간 비용은 재고 유지 비용과 재고 주문 비용으로 나누어 구할 수 있습니다. QH/2 란, 연간 재고 유지 비용입니다. Q는 주문량이고요, H는 유지비용(Holding Cost)입니다. 그런데, 왜 2로 나누었을까요? 평균적으로 보면 Q/2 만큼의 재고를 유지하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DS/Q를 살펴보지요. D는 연간 수요량입니다. D를 주문량 Q로 나누어주면 연간 주문횟수가 나오지요. 이 주문횟수(D/Q)에 주문 비용(S, Setup Cost)을 곱하면, 연간 주문 비용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연간 비용을 구하는 식에서 결정 변수(decision variable, control variable)는 Q입니다. C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Q를 기준으로 미분하여 최적값을 구하면, 하단의 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바로 이 양이 소위 경제적 주문량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모형은 지극히 단순한 모형이지요? 일단 수요를 결정적으로 보았기 때문이지요. 수요가 결정적이지 않다면 재고 고갈의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재고 고갈의 확률과 재고 고갈에 따른 비용을 추가로 고려하면 조금 더 복잡한 모형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재고 보충이 즉시 일어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지요. 심지어 사내에서 제조를 한다 하더라도 생산속도를 고려한다면 재고 보충이 즉시 일어나는 일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이러한 상황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더 복잡한 모형이 만들어지겠지요? 그리고, 리드타임을 고려하면 더더욱 복잡해지지요. 이러한 복잡함을 피하기 위해서, MRP/ERP 팩키지에서는 위의 그림에서 보여드린 간단한 EOQ보다는 조금 더 복잡한 모형을 이용해서 EOQ를 계산해 주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EOQ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계산 결과(EOQ)와 안전재고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이 보편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FOQ(Fixed Order Quantity) : 고정 주문량

      고정 주문량 정책은 매번 동일한 양을 주문하는 방법입니다. 공급자로부터 항상 일정한 양만큼씩 공급받는 경우에 많이 사용됩니다. 이 방법은 재고 관리자가 결정했다기 보다는 주위의 여건상 이러한 방법을 쓸 수 없는 상황에서 널리 이용됩니다. 제품을 담는 용기의 크기나 운송 여건 등이 대표적인 이유가 될 것입니다. 뿐만 아니라, 공급자와의 계약관계에 의해서 FOQ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앞서 그림에서 설명한 EOQ도 FOQ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POQ(Periodic Order Quantity) : 주기적 주문량


       
      POQ(Periodic Order Quantity)


      앞에서 설명한 Reorder Point 방법은 재고에 대한 모니터링이 계속적으로 이루어진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근래에는 입,출고 트랙잭션과 실사 결과가 Database에 실시간에 갱신되기 때문에 Reorder Point를 사용하기에 좋은 여건이 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BaaN 팩키지에서는 POQ라는 방법을 따로 지원하고 있지 않습니다. POQ는 재고량에 대한 검사를 주기적으로 하고, 필요한 만큼 주문을 하는 정책입니다. 위의 그림에서 보실 수 있는 것처럼, 일정 주기(위의 그림에서는 3달) 간격으로 재고량을 검사하고, T라는 목표 재고량으로부터 부족한 양만큼 주문하는 방법입니다. 결국 주문은 주기적으로 하지만, 주문량은 매번 달라질 수 있는 정책이지요. POQ를 사용하는 경우에도 두가지 궁금한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목표 재고량은 어떻게 둘 것인지? 그리고, 주문 간격은 어떻게 결정할 것인가? 이 2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겠습니다. 목표 재고량은 재주문간격과 리드타임을 더한 기간만큼 동안의 평균 수요량과 이 기간동안에 발생할 수 있는 재고고갈을 방지하기 위한 안전재고량만큼으로 설정합니다. 주문 간격은 기업체에서 주위 여건에 맞추어 결정하도록 하는 것이지요. (사실, POQ나 EOQ나 수리적으로 따져보면 일정 조건하에서는 동일하거든요.) POQ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Maximum Inventory를 잘 정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겠지요?


    이상 여러가지 재고 정책을 살펴 보았습니다. 각각의 재고정책은 어떤 것이 다른 것보다 항상 우월하다고 할 수 없습니다. 생산관리나 재고관리 교재에서는 이상의 재고 정책중 POQ와 EOQ(사실은 Reorder Point와 결합한 형태)를 많이 비교하고 있습니다. POQ는 고정적인 발주간격을 유지하기 때문에, 여러 부품을 공급하는 공급자가 있다면 발주를 조합함으로써 운송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과 함께 재고를 항상 정확하게 모니터링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장점을 들고 있습니다. 반면, EOQ는 발주간격이 다르기 때문에 제조되는 부품의 경우 생산 부하를 평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POQ와 비교해서 (일반적으로) 안전재고를 적게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전재고나 안전리드타임에 대한 고려는 수학적으로 비용과 이익을 따지는 문제만큼이나 관리자가 재고고갈을 얼마나 문제시 하느냐에 달려있을 뿐만 아니라, backlog가 허용되는 지의 여부도 매우 큰 영향을 미칩니다. 결국, 주위 시스템과의 관계를 잘 파악하여 재고 관리 정책을 합리적으로 선택하고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1998년 1월 19일에 최종 갱신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