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 전략(Manufacturing Strategy)


제조 전략(Manufacturing Strategy)



풀빵 노점, 햄버거 가게, 문구 생산업체, 장난감 공장으로부터 컴퓨터, 자동차, 비행기, 선박을 만드는 업체에 이르기까지 MRP의 기본 로직은 모두 적용가능합니다. 그러나,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지 앞서 설명드린 방법이 획일적으로 적용가능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본 절에서는 제조전략(Manufacturing Strategy)과 생산 관리 시스템간의 관계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서 설명드린 MRP, MRPII, DRP, MRPIII 등은 모두 유용한 도구이며 개념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러나, 모든 회사에서 동일한 시스템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그 운영 방법은 달라져야 합니다. 어떤 요인이 운영 방법의 차이를 가져올까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본 절에서는 제조 전략(Manufactruing Strategy)을 중심으로 앞서 간단히 소개한 MRP 시스템의 운영 방법의 차이를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조 전략(Manufacturing Strategy)라는 용어는 생산 전략이라도 칭해지고, 사업환경(Business Environment)라고도 변역됩니다. BaaN에서는CODP(Customer Order Decoupling Point) 라는 용어로 설명하기도 합니다. 제조 전략이라는 것은 "제조 프로세스의 어떤 지점에서 고객의 주문(Order)가 반영되는가"입니다. 동네 상점과 같이 물건을 쌓아놓고, 고객이 나타나면 물건을 사갈 수도 있습니다(Make-To-Stock). 햄버거 가게처럼 미리 준비된 반제품의 재료를 준비하고 있다가, 고객이 주문하면 햄버거를 만들어 주는 가게도 있습니다(Assemble-To-Order). 이러한 햄버거 가게는 상품의 종류와 상점의 크기만 다를 뿐이지, 자동차 업체와 같습니다. 고객이 여러가지 옵션을 주문하면, 이에 맞추어 자동차를 만들어서 고객에게 자동차를 공급하지요. 그리고, 선박이나 비행기와 같이 고객의 주문에 따라 설계부터 제조, 조립을 하는 업체들도 있습니다(Engineer-To-Order). 

    제조 전략은 왜 중요할까요? 제조 업체는 수 많은 경쟁업체에 둘러쌓여 있으며, 보다 고객의 요구를 충실히 만족시키지 위해서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록 있습니다. 고객의 요구(제조업체가 추구하는 목표)는 1) 보다 낮은 가격의 제품, 2) 높은 품질, 그리고 3) 빠른 인도 기간으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고객의 요구를 제조 업체의 입장에서 충족시키려면 어떤 방법을 취해야 할까요? 재고를 많이 유지하면, 빠른 인도 기간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지만, 원가를 낮추는 것은 실패하게 됩니다. 재고를 적게 유지하면서, 인도기간을 짧게 하려면, '수요예측'이 정확해야 합니다. 그러나, 몇 천가지 이상의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서 각 제품에 대해 귀신같은 수요 예측을 과연 할 수 있을까요? 이 모든 최종 제품을 대상으로 일일이 수요예측을 하고, Master Production Schedule을 세울까요? 이런 문제에 대한 해법을 이야기하기에 앞서, 제조 전략(Manufacturing Strategy)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제조 전략이란, "제조 프로세스의 어느 지점에서 고객의 오더와 제조 프로세스가 만나는가?"입니다. 일반적으로 제조 전략은 Make-To-Stock, Assemble-To-Order, Make-To-Order, Engineer-To-Order 등으로 구분합니다. Make-To-Stock은 완제품을 재고로 가지고 있다가 고객의 주문에 맞추어 공급하는 전략입니다. 대부분의 공산품은 이러한 전략으로 생산됩니다. Make-To-Stock으로 생산되는 제품들은 대개 저가이며, 옵션이 다양하지 않습니다(제품의 종류가 다양하지 않습니다.). Assemble-To-Order는 반제품을 재고로 보관하고 있다가, 고객의 주문에 맞추어 조립한 후에 제품을 공급하는 전략입니다. 자동차와 같이 옵션의 종류가 많고, 고가인 제품들은 Assemble-To-Order의 생산 전략으로 생산됩니다. Make-To-Order는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원자재의 가공, 반제품의 생산 및 완제품의 조립이 이루어지는 형태입니다. Metal Cutting Industry에서 Make-To-Order 전략을 많이 따르고 있는데, 공작 기계 생산 업체들이 대개 Make-To-Order의 생산 전략을 따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Engineer-To-Order는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설계로부터 시작해서 자재의 구입 및 생산, 조립을 하는 생산 전략입니다. 항공기, 선박 그리고 금형 등의 생산이 Engineer-To-Order를 따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러한 생산 전략은 해당 업체가 생산 제품별로 다르게 선택할 수 있으며, 복수개의 전략을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제품의 수명주기(life cycle : 도입기-성장기-완숙기-쇠퇴기)상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 가를 기준으로 시점에 따라 생산 전략을 다르게 선택할 수도 있습니다. 

    제조 전략은 어떤 기준으로 선택하게 될까요? 앞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1) 제품가격(원가)를 낮추고, 2) 품질을 높이고, 3) 리드 타임을 단축해야 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다음의 그림은 제품 A의 BOM과 동일 제품의 BOM을 Item별 리드 타임에 따라 다르게 그려본 BOM(Time-Phased BOM)입니다. 

     
    BOM, Time-Phased BOM


    만일 우리가 고객으로부터 수주를 받고 부품의 구매 및 생산, 조립에 착수한다면, 우측의 Time-Phased BOM에 나타내어진 기간만큼이 경과되어야 제품을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즉, 그만큼의 리드타임이 소요되지요. 보다 리드타임을 줄이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품, 반조립품, 완제품 등의 단계에서 재고를 충분히 유지한다면 고객의 오더로부터 납품에 이르는 리드타임은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생산 리드타임은 줄어들지 않고, 재고를 두는 만큼의 비용을 부담해야겠지요. 조금 더 간략화하여 생산 전략을 설명드리도록 하지요. 

     
    제조 전략과 납품 리드타임


    위의 그림은 각 제조 전략과 각 제조 전략에 따른 납품 리드 타임(고객의 오더로부터 납품에 이르는 시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모든 제조 시스템(이산적 제조 시스템, discrete manufacturing system)은 원자재의 구매, 원자재의 보관(재고), 원자재를 부품으로 가공하는 공정, 그리고 부품의 보관(재고), 부품의 조립 공정, 조립된 부품의 보관(재고), 반조립품을 이용하여 최종 제품으로 조립하는 공정과 최종 제품을 보관(재고)하는 과정으로 분해하여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제조 프로세스 상의 어느 지점에서 고객의 오더가 만나게 되는 가가 바로 제조 전략이지요. Make-To-Stock은 그림에서처럼 완제품을 재고로 보관하고 있다가,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바로 공급해주는 방법을 취하기 때문에 납품에 소요되는 리드타임이 상대적으로 짧지요. 그러나, 완제품을 재고로 저장하기 때문에 그만큼 비용이 많이 드는 전략입니다. 나머지 전략들에 대한 이해도 보다 쉬워지셨으리라 믿습니다. 각 제조 전략에 따라, 고객의 주문(Order)가 제조정보시스템에 반영되는 시점이 달라집니다. Make-To-Stock 전략을 따를 때에는 어떤 고객이 몇 개를 주문했는지에 대한 정보는 전혀 반영되지 않습니다. 완제품을 주문한 고객에게 할당하는 방법이지요. 그러나, Assemble-To-Order에서는 마지막 조립단계 쯤에서는 고객의 주문에 따라 조립이 이루어지므로, 어떤 제품이 누구의 주문에 의해 생산되는지 알아야 하며, 제조정보시스템도 이를 반영해 주지요. Make-To-Order에서는 조립단계 또는 가공단계에서부터 소요되는 부품의 주인(고객)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주문하고 어떤 생산 단계까지 이르렀는지 파악할 수 있도록 해주는 시스템을 보신 일이 있으실 것입니다. 필요에 따라서는 주문한 옵션을 변경하실 수도 있지요. 어떤 기업이나 고객에게 제품을 빠르게 공급하고 싶어하겠지만(Make-To-Stock에 가깝게...), 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완제품에 가까운 Item의 재고를 많이 유지할 수록, 1) 재고 유지 비용이 많이 들게 되고, 2) 완제품의 종류가 많아질 수록 정확한 수요 예측이 힘들기 때문이지요. 다음의 그림은 BOM과 제조 전략간의 관계를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 그림을 통해, 왜 제품 종류에 따라 제조 전략이 달라지기도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지요. 

     
    제조 전략과 BOM


    위의 그림은 BOM을 그려본 것입니다. 이 BOM은 단일 제품에 대한 BOM이라기 보다는 Product Family 또는 기업내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에 대한 BOM을 통합해서 그린 것(마치, Goz-Into-Graph와 같이...)입니다. 좌측에는 BOM의 모습을 설명하고 있는데, 도형의 아래부분은 원자재의 종류, 도형의 중간 부분은 부품 또는 반조립품, 도형의 상단은 최종 제품의 종류를 나타냅니다. 그리고, 도형의 길이는 Time-Phased-BOM에서 보셨던 제조 리드타임을 의미합니다. Make-To-Stock 전략을 취하기에 좋은 제품은 원자재의 종류는 많지만, 최종 제품의 종류가 적은 경우에 유리합니다. 그리고, 리드타임도 상대적으로 짧지요(물론 길수도 있습니다.). Assemble-To-Order나 Make-To-Order의 경우에는 중간에 움푹 들어간 부분이 있는데, 부품이나 반제품의 종류가 줄어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고객의 다양한 기호에 맞추어 여러 가지 옵션을 제공하다 보면, 최종 제품의 수는 많이 늘어나며, 제조 리드 타임도 상대적으로 깁니다. Engineer-To-Order의 경우에는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기 전까지는 어떤 제품을 만들게 될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만일, Assemble-To-Order의 생산 전략하에서 완제품 재고를 늘려 Make-To-Stock과 같은 전략을 취하겠다고 한다면, 완벽한 수요 예측이 뒷받침하지 않는 이상 과다한 재고 부담으로 말미암아 기업은 망하고 말 것입니다. 가능한 재고 유지를 줄이면서, 납품 리드타임을 줄이기 위해서는 홀쭉하게 들어간 부분(Item의 종류가 적은 부분)에 속한 Item의 재고를 유지하면서, 고객의 오더에 따라 남은 생산 공정을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가능한 설계부분과 생산부분의 혁신으로 홀쭉한 부분을 위쪽으로 끌어올리거나, 전체 제조 리드 타임을 줄이는 노력도 해야 겠지요. 생산 관리의 입장에서 본다면, 이 그림은 집중적인 통제를 가하여야 하는 부분을 시사해줍니다. 가장 홀쭉한 부분에 대해 집중적인 관리를 함으로써 공급과 수요의 균형을 맞추어가는 것이 쉽다는 것이지요. 일단 관리해야 하는 Item의 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생산관리도 쉬어지겠지요. 예를 들어, 앞서 MRP 시스템에서 설명드린 Master Production Scheduling의 대상은 획일적으로 최종 제품이 아니라, 제조 전략에 따라 달라집니다. 

    '풀빵공장으로부터 항공기 생산업체'에 이르기까지 MRP 시스템의 기본 원리를 적용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그러나, 사업환경에 따라 다른 적용 방법이 필요하겠지요. 앞으로 본 절에서는 앞서 MRP, MRPII, DRP 등을 다루면서 설명하지 못했던 주제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제조 전략과 함께 설명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본 페이지는 1998년 1월 30일에 만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