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Planning & Scheduling


3. Planning & Scheduling



    지난 3월 25일 한국맥킨지가 '매경-맥키지 한국재창조 보고대회'에서 한국의 주요 산업별 현황과 문제점을 밝힌 일이 있었습니다. (지금 매경신문에서 시리즈로 연재중이며, 당일의 보고대회를 녹화한 비디오 테이프를 판매하고 있으며, 4월에는 책으로 나온다고 하지요.) 놀랍게도 국내를 대표할 만한 대부분의 산업이 앞으로는 사향길에 접어들지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었습니다만, 제가 깜짝 놀란 부분은 한국 기업의 노동 생산성, 자본 생산성이 미국이나 일본 기업의 생산성의 절반도 되지 못한다는 부분이었습니다. 

    어떤 분은 노동자들이 임금인상만 요구하고, 파업만 일삼으니 생산성이 낮을 수 밖에 없다고 하시겠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고임금과 파업, 태업을 비롯한 노동관행은 낮은 생산성에 책임이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시스템의 문제 또는 시스템의 부재라고 생각합니다. 밀어붙이기 식으로 잔업과 철야를 반복하며 어려운 여건에서 일하고 있는 노동자, 그리고 밤낮으로 급전을 구하러 다니며 부도를 막겠다고 밤잠을 못이루는 기업가, '노동자와 기업가'의 잘못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합리적인 계획 수립과 계획에 따른 실행(실천)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서 언급한 바 있지만, 이전의 MRP, 지금의 ERP, 그리고 앞으로 국내기업이 도입하게 될 SCM, APS 등을 비롯한 모든 정보시스템들은 정확한 데이터가 받쳐주지 못하면 결국 사장되고 말 것입니다. 학생들은 지겹게 듣는 이야기지만 GIGO(Garbage In Garbage Out) 라는 것이지요. 

    기초가 받쳐주지 않는 건물은 사상누각이지요. 너무나 오래전 이야기라고 생각되어 무시되고는 하지만 산업공학의 시간동작연구(Time & Motion Study)로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봅니다. 정확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문제를 개선해나가는 기본 철학이 살아나야 한다는 것이지요.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다 보면, 문제는 자연히 눈에 보일 수 밖에 없다고 봅니다. 문제를 파악하면 개선을 위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해 나가야겠지요. 

    제가 석사 1학년 겨울방학때(그러니까 6-7년 전쯤 되겠군요.) 만도기계에 견학을 간 일이 있습니다. 성함은 기억나지 않지만, 생산관리를 담당하시던 과장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입사후 몇 년동안 비디오카메라와 스톱워치를 들고 현장에서 꼬박이 사셨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경험을 바탕으로 해박한 설명을 해주셨는데, 그 때의 인상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습니다. 

    이렇게 데이터가 모아지만, 너무나 할 일이 많습니다. 앞으로 본 장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을 하고자 합니다. 데이터를 모으고, 분석하고, 그리고 어떤 곳에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당장 절의 구성을 어떻게 할까 많이 망설여지기는 하지만, 앞으로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면서 조금씩 추가도 하고, 변경도 하기로 하겠습니다. 사실 Scheduling 부분으로 학위 논문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지루하고 장황한 이야기가 진행될 지도 모르겠지만, 사례를 중심으로 가능한 쉽게 쉽게 설명해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본 페이지는 1998년 4월 1일에 만들어졌습니다.